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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철학 _해당되는 글 1건
2007/01/06   한여름밤의 꿈 

 

2007/01/06 09:19 2007/01/06 09:19
한여름밤의 꿈
+   [Life Story]   |  2007/01/06 09:19  

문제 1 : 1994년 매출액 23억달러, 순이익 1억 7,000만달러에 종업원 2만명이 넘는 초우량기업. 그러나 결국 2001년 10월 파산. 이 기업의 이름은?

답 : 폴라로이드社

이 기업은 참으로 미스터리하다. 시장을 무려 60년이나 석권을 하는 위력을 보였는데, 결국 망해버렸다. 무엇이 이 잘나가는 기업을 망하게 만들어 버렸을까?

문제 2 : 미국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펠로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공학과 교수 및 스탠퍼드대 객원 교수를 역임. 현재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美國 퀄컴社에 그가 세운 벤처회사를 5600백만달러에 매각 했으며, 현재 퀄컴사 부사장. 누구인가?

답 : 김범섭 퀄컴사 부사장(前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공학과 교수)

이 두가지 기업에서 우리는 다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원칙 2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첫번째 문제에서 그 거대한 공룡과 같던 폴라로이드사가 망해버린 이유는 몇가지로 압축되는데...

1.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신기술에 적응하지 못했음. 폴라로이드 기술에 대한 집착으로 논란만 있었을 뿐 디지털 시대로의 기술 전환에 대한 실패

2. 시대의 흐름을 거부했으며, 생산 과정을 수직계열화 시키는 등의 과거 집착형 경영 철학

3. 경쟁자 제거

역시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선도적 리더로써의 경영철학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폴라로이드사는 그렇지 못했다. 더욱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은 폴라로이드라는 혁신적인 기술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코닥이 폴라로이드 시장에 뛰어들자 무려 10년간의 특허분쟁끝에 1조원의 배상금을 받고 코닥을 폴라로이드 시장에서 밀어냈다는 점이다. 따라서 폴라로이드 기술을 생산하는 회사는 미국 폴라로이드사 하나 뿐이었으며, 이는 시장에서의 폴라로이드 기술의 고립과 위축을 자초하게된 원인이 되었다는 점이다.

최근에 Google이나 CISCO가 보이는 행태는 경쟁이 될만한 회사를 무지막지한 힘으로 시장에서 밀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아군으로 끌어들이거나 아예 사 버리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데, 이러한 시도는 폴라로이드사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교훈은... 경쟁자가 없는 신기술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는 낳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 잘나가던 회사가 겨우 7년만에 문을 닫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감히 자신한다.

두번째 사례는 새로운 것에 대한 시각차이를 극명하게 볼 수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김범섭 현 퀄컴사 부사장은 사실 KAIST 교수로 재직할 때 부터 기술의 권위자로 손꼽혀 오던 인물이었으며, 그는 미 버클리대 재학당시 친구와 '버카나 와이어리스社'를 설립한다. 그가 개발한 기술은 전세계 어디에서나 로밍없이 통화가 가능한 SoC(System on Chip) 기술이었으며, 지금도 이 기술이 첨단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 기술이 어느 정도의 기술이었는지를 알 수가 있다.

김박사는 이 기술을 국내에서 꽃피우기 위해 삼성, LG, 팬택 등 국내 휴대전화 업체와의 제휴를 모색하게 되는데, 모두 거절당하게 된다. 10원 한장의 가치도 없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퀄컴사는 한눈에 김박사의 기술을 알아 보았으며, 2004년부터 끈질긴 구애의 손길을 보내게 된다. 결국 국내에서 이 기술을 꽃피우겠다는 김박사의 꿈은 좌절되고 2006년 1월에 미국의 퀄컴사와 M&A 계약을 맺게된다. 심지어 '버카나 와이어리스社'를 설립한 후 SoC를 만드는 비용도 미국 퀄컴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 이었다. 이때도 국내 기업에 같이 하자는 제의를 했지만, 모두 거절 당한다.

도대체 국내 굴지의 기업과 퀄컴의 의사결정 구조는 뭐가 다른 것인가? 사실 퀄컴사는 GSM과 WCDMA 시장에서의 입지가 위협받는 지경이었기 때문에 김박사의 기술은 이러한 외부로 부터의 위협을 뒤집어 버릴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었다. 사실 이 점에 있어서는 국내 통신업체들도 당시에는 동일한 입장이었음은 당연하다고 본다. 필립스와 인피니언과 같은 굴지의 반도체 회사가 동일한 기술을 위해 싸우는 것을 보면, 삼성, LG, 팬택 같은 국내 굴지의 업체들이 당시에 내렸던 결단은 정말 바보같은 것 이었으며, 스스로 현실에 안주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퀄컴은 달랐다. 퀄컴은 지금도 강하지만, 향후에 있을 퀄컴의 위협이 무엇이라는 진단을 정확히 내렸으며, 이러한 경고를 관리하기 위한 비용과 시간을 기꺼이 희생했다.

결과는 이제 얼마남지 않은 시간내에 돌아오게 되었다. 삼성, LG, 팬택이 거부했던 이 기술이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히스토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김범섭 박사에게 손가락질 할 수가 없다.

이제 삼성, LG, 팬택 등의 국내 무선 통신 업체는 지속적으로 퀄컴에게 로열티를 물어주거나, 특허 전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다. 이들의 통신 부문은 7년후 폴라로이드사 처럼 부질없는 한여름밤의 꿈으로 끝나지 않을지 걱정도 된다.

"하이테크가 성공하기는 정말 어렵다. 오히려 로우테크가 리스크 없이 돈을 버는 확실한 방법이다"라는 우매한 경영 철학을 버리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감히 자신한다. 차려놓은 밥상을 거부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례는 의사결정과 현실 집착, 문제 인지 측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준다.

또한, 인재가 많지 않다는 것도 서러운데... 그나마 있는 인재를 알아주지 않는 국내의 현실이 더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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